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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장 여요전쟁 서막 3편

by Kaiser0619 2023.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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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등의 씨앗

 982년 왕치(王治)는 경관(京官) 5품 이상으로 하여금 봉사(事)를 올리도록 하여 정치의 득실을 논하게 하였다. 지금으로 말하자면 국정철학과 비전에 대해 물어본 것이다. 이 봉사에 참여한 최승로(崔承老)와 신라(新羅) 육두품(六頭品) 유학자 출신들의 자문과 건의로 신정(新政)을 단행한다. 그리고 고려의 대학기관인 국자감(國子監)을 설립하여 유학교육을 강화한다. 

 그리고 고려 초창기의 문물제도를 정비하여 국가 재정의 기반과 문화적 기반을 튼튼히 다져놓았으며, 자신의 신념에 따라서 유교를 국가의 지도원로 삼고 중앙집권적인 봉건제도를 확립한다. 

 

 왕치는 그해에 행정개혁을 대대적으로 단행하여 백관(百官)의 칭호를 개정한다. 그는 이성(二省) 육관(六官)을 두었으며, 서무를 분장(分掌)한 칠시(七寺)를 설치하는 등 중앙관제를 정비한다. 또 언론(言論)을 맡은 사헌부(司憲府), 군국(軍國)의 군사기관인 중추원(中樞院) 설치한다.

 왕치는 행정개혁의 일환으로 지방행정제도의 시초인 십이목(十二牧)을 설치한다. 이 것을 시작으로 현종(顯宗) 시대에 지방행정제도를 완성하게 된다. 그리고 왕치는 국가재정에 부담이 되는 행사인 팔관회(八關會)와 연등회(燃燈會)를 폐지를 한다. 

 

 그런데 왕치의 유교정책으로 인해 비극이 시작된다. 

 왕치에게는 두명의 여동생이 있었다. 바로 경종(景宗)의 두 황후인 헌애황후(獻哀王后)와 헌정황후(獻貞王后)다. 이 두 여동생은 경종의 이른 죽음으로 인해 과부(寡婦)가 되었다. 이 둘은 호족들을 견제하려던 백부 광종(光宗)의 족내혼(族內婚) 정책에 따라 광종의 황태자(皇太子) 경종의 왕비가 되었다. 

 그런데 경종은 헌애황후(훗날의 천추태후)와 사이에서 왕송(王誦)을 낳았고, 헌정황후와 사이에는 소생 자녀 없이 사망한다. 그리고 헌정왕후와 사이에는 자녀 없이 사망한다. 경종 사후, 헌애황후는 황자를 낳았다는 공으로 궁궐에서 살았고, 헌정황후는 왕륜사(王輪寺) 남쪽에 있는 사저로 나가서 살았다. 

 

 그때 사건이 발생했다. 

 헌정황후는 이웃에 살던 이복 숙부인 안종(安宗) 왕욱(王郁)과 정을 통하였고, 왕욱의 가신들은 이 사실을 말할 수 없어서 저택에 방화를 하여 황제와 대신들을 오게 하였다. 그리고 왕치가 이 모든 전모를 파악하고 임신 사실을 알게 되자 왕욱을 사수현(泗水縣, 현재 경상남도 사천시)에 유배를 보내었으며, 헌정황후는 왕욱의 유배 가는길에 배웅하다가 돌아오는 길에 산통을 느껴 유일한 아들인 대량원군(大良院君, 훗날의 현종)을 낳다가 산고로 죽는다. 

 

 고려사(高麗史) 후비열전과 고려사절요(高麗史節要)에는 이렇게 적혀 저 있다. 

 

 성종 11(992) 7월에 () 안종(安宗) 집에서 자는데 가인(家人) 섶을 뜰에 쌓고 불을 질렀다. 불이 바야흐로 크게 붙으매 백관(百官) 달려가 구하고 성종(成宗) 역시 빨리 가서 위문하니 가인(家人) 드디어 사실을 ()하는지라 이에 안종(安宗) 유배하였다. () 부끄러워 울며 집으로 돌아오다가 겨우 () 이르러 태동(胎動) 있어 앞에 있는 버드나무가지를 부여잡고 아들을 낳고(免身) 죽었다.

 

 왕치는 왕욱을 불러 세게 질책한 뒤 사수현으로 귀양을 보낸다. 그리고 대량원군은 왕치가 직접 양육되었고, 그가 명을 내려서 보모(保姆)를 택하여 대량원군을 돌보게 하였다.

 

 그리고 헌애황후 역시 동주(同州)의 호족인 김치양과 간통하다가 발각되었다. 

 헌애황후는 경종이 죽고 많이 외로웠는지 외가의 친척이자 승려인 김치양을 만나 교류를 하다가 사통 한다. 이것이 공공연하게 알려 저서 황궁에 분란을 일으켰다. 그 소식을 안 왕치는 대노를 하여 김치양을 처형하려 하였으나 헌애황후의 부탁으로 귀양을 보내는 것으로 이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이 사건으로 고려 황실의 권위는 대대적으로 실추되었으며, 본격적으로 화풍당(華風黨)과 국풍당(國風黨)의 대립이 본격적으로 대립화 되었다. 그리고 이 모습을 계속 지켜보던 요(遼)나라 즉 거란(契丹)이 이 기회를 틈타서 본격적으로 고려를 침공해 들어간다. 

 다음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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